최용식의 근로와 노동

칼럼 최용식의 근로와 노동

[누가 근로자인가?] 2. 근로 계약의 형식 - 고용, 도급, 위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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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가연 21-05-23 17:22 56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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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근로자인가?-(2)

 현대 사회에서는 다양한 노동의 형태가 나타나고 있으며, 일하는 형태가 근로자인지 아닌지에 대해 모호한 경우가 허다하다. 업무의 특성이 근로자성을 모호하게 만들 때도 있고,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원치 않아 고의로 근로자성을 모호하게 하는 경우도 많다.
 예를 들어 위임계약서를 작성한 방송작가는 근로자인가? 주민자치센터에서 자원봉사자로 위촉돼 봉사비를 지급받은 사람은 근로자인가? 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는 협회 소속의 간병인은 근로자인가? 스마트폰 어플 등을 통해 가사도우미 노동을 하는 사람은 과연 근로자일까?
 
 이를 정리하기 위해 대법원은 근로자로 인정받기 위한 기준을 명확히 했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했다.
 
 계약의 형식과 종속성이 근로자를 판단하는 기준이다.
 
우선 계약의 형식부터 살펴보면, 민법은 타인의 노무를 공급받아 일을 처리하는 종류를 고용, 도급, 위임 등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고용은 타인의 노무 제공을 목적으로 하고, 도급은 타인의 노무를 이용한 계약이지만 ‘일의 완성’이라는 결과를 목적에 두고 있다. 일이 완성되지 않으면, 보수지급의 효력이 발생하지 않는다. 위임은 사무 처리를 목적에 두고 있는데 사무 처리에 있어 재량권이 고용보다 넓고, 일의 완성을 목적에 두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일의 완성 유무와 관계없이 보수지급의 효력이 발생한다.
 예를 들면, 도급은 유형적인 것으로 양복이나 명함 제작, 이발, 선박의 건조 등이 있고, 운송, 여행 등과 같은 무형적인 것도 있다. 위임은 의사에게 병을 치료하거나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기는 것이 위임이다.

 결론적으로 법원은 이러한 계약의 형식에 구애를 받지 않고,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위임계약서를 작성한 방송작가는 근로자인가?’라는 질문의 정답은 앞으로 더 살펴봐야 하는 것이 많지만, 최소한 위임계약서를 작성했기 때문에 근로자가 아니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이런 관점을 시작으로, 다음으로 따져 볼 것이 종속성이다.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이 사용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법원은 이에 대한 판단요소를 15가지로 제시하고 있다. 15가지를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근로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다음 이야기로 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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