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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송유미 소장·이제상 기획실장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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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미 21-07-30 18:40 73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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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람]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송유미 소장·이제상 기획실장 부부

김수영 이지용|입력 2018-05-11  |  발행일 2018-05-11 제35면  |  수정 2018-05-11인쇄

“일·아내·자녀 키우는 엄마의 3중 역할 사회적으로 존중받아야”

인터뷰를 위해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대구 동구)를 찾으니 연구소 입구에 걸린 현판이 먼저 반긴다. 그 속 문구가 눈길을 끈다. ‘엄마가 행복해야 세상이 행복하다’. 가족 관계에서 가장 중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이가 엄마다. 그러니 엄마가 행복해야 그 가정이 행복하고, 나아가 우리 사회가 행복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많은 엄마들이 가족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잠시 접어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생각해보게 하는 문구이다.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 송유미 소장(대구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연구소의 모토”라며 또 다른 모토 하나도 알려준다. ‘좋은 개혁은 아이들로부터 시작된다’이다. 아이를 중심으로 각종 사회제도, 정책이 만들어지고 시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는 현대사회에 맞도록 가족을 재구성하고 행복한 가족을 만들자는 취지로 2011년 11월 창립됐다. 그동안 가족에 관한 사회적 어젠다를 제시하고자 노력해왔고 나름의 성과도 냈다. 지난 1월에는 대구시로부터 비영리민간단체등록증을 받아 시민과 함께하는 새로운 가족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앞으로 인구, 가족, 저출산, 교육 문제 등과 관련한 심포지엄, 교육 등을 통해 2년 내에 가족운동 동참자를 1만명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가족해체란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 요즘, ‘행복한 가족 만들기’는 필연적이면서도 그 답을 찾기가 쉽지 않은 화두이다. 그래서 송 소장은 남편(이제상 대구경북 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외협력팀장)과 힘을 합쳐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를 만들고 7년째 잘 이끌어가고 있다. 남편은 현재 연구소 기획실장을 맡고 있다.

송유미 소장
가사노동은 도와주는 게 아닌 같이 해나가는 것
부부가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소통·공유
1인 가구·가족 해체…사회제도·의식 개선 운동
엄마·자녀 관계 초점, 부모·주민 대상 행복강좌
저출산·교육 등 가족운동 동참 1만명 확보 계획


이제상 기획실장
직장·육아 정신없는 아내 보며 가족문제 관심
남녀 역할 생각 바뀌면서 식사준비·보육 분담
모든 직장, 부부 육아휴직·보육시설 지원 책임도
화나거나 싸웠을 때도 내 감정 솔직하게 이야기
평소 아내와 대화 많이 함으로써 부부싸움 줄여

▶연구소 일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있을 듯합니다.

(이제상 기획실장)“아내의 영향이 컸습니다. 아내는 대학에서 사회복지학 공부를 했고 2006년 대구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임용이 됐지요. 2007년 사회복지학과 내에서 학생들과 함께 ‘가족치료연구회’를 결성해 가족치료와 관련한 연구를 꾸준히 해왔습니다. 2010년쯤 같이 살던 어머니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신 뒤 직장일에, 육아에 정신없이 살아가는 아내를 보면서 가족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가정에서의 남녀 역할에 대한 생각을 깊이 있게 하게 됐지요.”

▶가정에서의 남녀 역할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졌다는 말씀이신지요.

(이 기획실장)“아침에 출근할 때만 생각해 보십시오. 남자인 저는 30분만 하면 출근 준비가 끝이 납니다. 그런데 아내는 3시간 이상 필요했습니다. 아침밥 장만을 비롯해 유치원,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 셋의 등원 및 등교 준비를 하고 자신의 출근 준비를 하려면 진짜 정신이 없습니다. 아내의 그 모습을 보고는 제 생각이 서서히 바뀌었고 식사 준비, 보육 등의 일을 나눠 하기 시작했습니다.”

▶결정적인 계기는 아내와 함께 쓴 논문이라고 하셨습니다.

(이 기획실장)“그즈음 보육료를 지원해준다는 신문 기사를 보고 아내와 보육, 저출산 문제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펴내는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에 ‘저출산의 원인에 관한 연구 - 산업사회의 변화와 여성의 사회진출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을 투고했고 이것이 채택되어 실렸습니다. 이 논문은 저출산의 원인을 당대의 관점이 아닌 역사적 흐름의 관점에서 살펴봐야 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이듬해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주최한 저출산 및 고령화 대응 학술심포지엄에서 논문을 일부 수정해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경북대 경제학과 박사과정에도 진학해 경제인구학을 깊이 있게 공부했습니다.

(이 기획실장) “이것이 계기가 되어 아내와 함께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를 개소했고 저출산을 포함한 인구 문제에 대해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하기 위해 2012년 박사과정에 들어갔습니다. 이때부터 2014년까지 가족경제, 저출산 등 가족정책, 양성평등 등에 대한 공부를 하고 아이를 키우며 주부로 살아봤습니다. 그 당시 다니던 회사를 나와서 쉬고 있었기 때문에 가정살림을 도맡아 했지요. 아내가 그동안 해왔던 고생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쉽지 않은 살림을 하면서 ‘사회경제적 발전에 따른 출산율의 결정요인과 양성평등’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가정에서의 남녀 역할에 대해 여성으로서 할 말이 많을 듯합니다.

(송유미 소장)“흔히 가사노동을 분담하는 데 대해 남편이 아내를 도와주는 것으로 여기는 사람이 많습니다. 하지만 가사노동은 누가 누구를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남녀가 같이 해가는 것입니다. 가정에서의 일은 가사노동으로 인한 육체적 노동만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아이가 먹을 밥을 하는 것보다 이것을 아이에게 먹이는 게 더 힘이 듭니다. 육체적 노동만이 아니라 정신적 노동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가사노동만이 아니라 가정에 얽힌 전반적인 일을 부부가 함께 공유하고 소통해가며 협력을 통해 풀어나가야 합니다.”

▶현재 우리 사회의 가족 실태는 어떠합니까.

(송 소장)“해를 거듭할수록 결혼은 하지 않고 이혼은 늘고 1인 가족은 급증하고 있습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가 뒤틀리고 부부관계가 단절되고 있지요. 또 전통적인 3대 가족은 급감하고 있습니다. 가족의 위기 또는 해체를 맞고 있으며 이 문제가 더욱 고착화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5로 역대 최저로 추락했고 출생아 수가 35만명대로 급락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그래서 연구소에서 새로운 가족운동을 제안한다고 했습니다.

(송 소장)“새로운 가족운동은 1차적으로는 청춘남녀가 만나서 결혼하고 자녀를 출산하여 그 자녀를 스스로의 삶을 개척할 수 있는 독립된 인간으로 세울 수 있도록 하는 운동입니다. 2차적으로는 1차 목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사회제도를 개선하고 시민의 의식을 바꾸어 나가는 운동입니다.”

▶가족운동에서 엄마가 핵심 역할을 한다고 했는데….

(송 소장)“현대사회에서 엄마는 가족관계의 중심이면서 일하는 여성이자, 남편을 둔 아내이며 자녀를 둔 엄마로서 3중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엄마의 희생이 당연한 것으로 취급받으며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사회적으로 엄마의 역할이 존중받아야 하고 엄마 스스로도 그 역할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합니다.”

▶2015년 ‘가족의 실패’(형설출판사)란 책도 함께 발간했습니다.

(이 기획실장)“저출산 문제를 폭넓은 시각에서 다룬 책입니다. 흔히 저출산 문제를 돈과 연관시켜 해결하려 합니다. 육아에 엄청난 돈이 들어가니 돈을 주면 개선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 저출산 문제는 이렇게 해서는 해결이 되지 않습니다. 돈도 한 요인이 될 수 있으나 절대적인 요인은 아닙니다. 남성이 양육을 실질적으로 담당해야 합니다. 엄마와 동등하게 아이를 키워야 합니다. 부부 육아휴직기간을 늘리고 민간기업을 포함한 모든 직장에서 사내에 보육시설을 두거나 보육비의 상당 부분을 대주는 등 부모의 직장에서도 어느 정도 보육을 책임져야 합니다. 기업은 이 같은 사회적 의무를 인식해야 합니다. 정부는 이런 조건 아래에서 보육비를 지원해야 합니다.”

▶행복한가족만들기연구소를 부부가 함께 꾸려나가는데 각각 어떤 역할을 하는지요.

(송 소장)“저는 가족 구성원들 간의 관계, 특히 엄마와 자녀관계에 초점을 둔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대상관계이론 중심의 연구이지요. 남편은 저출산 정책을 중심으로 가족 정책에 초점을 둔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흔히 남편이 저를 도와서 연구소를 함께 운영하는 것으로 아는데 무너져가는 가족 문제를 중심에 두고 서로 다른 영역에서 협력하는 관계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연구소의 주요사업도 대상관계이론을 중심으로 한 부모교육, 지역주민을 대상으로한 ‘행복’강좌입니다. 행복강좌에서는 엄마 역할의 중요성, 가족정책 등 포괄적인 주제의 강좌가 진행됩니다. 현재는 저출산, 양성평등 등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앞으로 고령화, 삶과 일의 조화, 노동 등으로 연구영역을 확대시킬 계획입니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는 행복한 부부관계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조언이 있다면.

(송 소장, 이 기획실장)“저희는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눔으로써 부부싸움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난 뒤에는 싸웠을 때, 또는 화가 났을 때의 자신의 감성을 솔직하게 상대방에게 이야기합니다. 계산하지 않고 마음에 있는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는 데서 서로의 감정이 어느 정도 풀리고 서로의 기분을 이해하게 됩니다. 저희 부부는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같은 일을 하다 보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공통분모가 많아지니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글=김수영기자 sykim@yeongnam.com
사진=이지용기자 sajahu@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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